기업 성장의 등반 가이드, 심플리ㅣ이지훈 CEO 인터뷰
IT 자산 관리 솔루션 심플리의 이지훈 CEO는 왜 심플리를 만들었을까요? 셀파스 팀이 심플리로 이루고 싶은 목표가 무엇인지 이야기 나누어 보았습니다.
IT 자산 관리 솔루션 심플리는 지난 4월, Pre-A 투자를 성공적으로 유치했습니다.🎉 심플리는 아직 국내에서 낯선 IT 자산 관리의 개념을 정립하고, 히말라야 등반 가이드 셰르파처럼 기업의 성장 가이드가 되어, IT 자산 관리의 표준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요. 솔루션 출시 이후 6개월 만에 100개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했을 정도로 아주 빠르게 성장 중입니다. 오늘은 이 심플리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 심플리의 CEO, 이지훈 대표님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어요.
1. 1호 등반 가이드, 이지훈 CEO
Q. 이지훈은 어떤 사람인가요? 소개해 주세요.
미국에서 마케팅을 전공하고 제일기획 글로벌 HR로 커리어를 시작했어요. 국내 마케팅 기업이라고 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대기업이었지만, 저는 그 안에서 성장의 한계를 여실히 느꼈습니다. 고객을 대면하는 기회를 얻기도 힘들었고, 사회 초년생에게 기회를 쥐여주는 분위기가 아니었어요. 그래서 제일기획을 떠나 작은 초기 스타트업 위주로 찾아다녔습니다. 두 곳의 스타트업에서 영업과 조직 운영을 경험한 뒤 셀파스를 창업하였어요.
Q. 스타트업에서는 어떤 일을 하셨어요?
솔루션을 판매하는 세일즈를 담당했어요. 사무실 안에서 우리끼리 아는 문제를 얘기하는 것 말고, 고객들과 대면해서 날 것의 언어로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거든요. 세일즈를 하면서 700개 이상의 기업 고객을 만났는데요. 문제 해결 방식을 제안하는 일이 상당히 매력적이라고 느꼈습니다.
Q. 그런데 왜 스타트업 세일즈 팀을 벗어나 창업을 선택하셨나요?
늘 나의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더불어 세일즈를 경험하며 점차 고객의 문제를 제가 가진 제품으로 해결한다는 경험에 매료되었습니다. 다만 단일 제품만으로는 기업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한계가 있었어요. 저는 고객의 문제에 강하게 몰입하다 보니 더욱 그 지점이 장벽으로 느껴졌던 것 같아요.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데 매출은 만들어야 하니까요. 그렇다고 경쟁사 제품을 소개할 수도 없고요.😅 대신 이 경험들을 통해 심플리 창업의 실마리를 얻을 수 있었죠.
Q. 심플리 창업의 실마리에 대해 더 자세히 말씀해 주세요.
제가 세일즈에서 줄곧 흥미를 느꼈던 이유를 조금 더 구체화해보면, 기업에 필요한 ‘진짜’를 제안하는 것이었다고 생각해요. 제가 몸담고 있던 회사의 제품들도 분명 도움이 되겠지만, 이것만으로 정말 문제가 해결될까? 스스로 확신할 수 없었고요. 그래서 기업의 업무 생산성, 프로세스 효율화를 돕는 각종 솔루션, 즉 SaaS를 컨설팅 해주는 방식으로 도움을 주고자 현 CPO, CTO와 함께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2. 심플리의 출발점
Q. 아하, 심플리는 기업 솔루션 컨설팅에서 시작된 거군요!
맞아요. 그래서 초기에 다양한 솔루션을 가진 SaaS 기업들과 제휴 맺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심플리 제품이 흐릿한 상태에서도 각 기업이 어떤 솔루션을 많이 사용하는지, 어떻게 하면 200% 활용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지 힌트를 얻기 위해 많은 기업을 만났고, 정보를 꾸준히 모았습니다.
Q. 그 과정에서 기업이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솔루션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신 거군요..!
네 맞습니다. 기업이 많이 사용하는 SaaS, 툴을 살펴보고 또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조사하면서 또 다른 문제를 발견한 셈입니다. SaaS 컨설팅뿐만 아니라 운영, 관리까지 함께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죠.
이 정보를 바탕으로 심플리 서비스 안에 마켓 플레이스도 만들 수 있었고요. 아마 많은 분들이 마켓 플레이스가 심플리의 또 다른 BM이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사실 실제 기업 고객의 산업 / 업종 / 규모에 맞추어 제안할 수 있도록 최적화된 해결책들을 모아둔 보석함에 가깝습니다. ㅎㅎ
Q. IT 기기 관리 영역도 SaaS 관리에서 파생된 기능인가요?
저는 IT 기기까지는 생각지 못했는데, 만나본 많은 기업이 다들 똑같이 IT 기기, PC 자산의 재고 관리가 어렵다고 말씀해 주시더라고요. 거기서 힌트를 얻었죠. SaaS, 라이센스 등의 소프트웨어도 기업의 자산인데, 이 무형 자산을 심플리가 관리할 수 있다면 PC 자산, IT 기기까지 함께 해결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어요. 국내에서는 아직 IT 자산 관리 개념이 낯선 수준이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ITAM의 개념이 성숙한 상태거든요. 저희 심플리가 그 개념을 정립하고 가이드를 제시하려고 합니다.
3. 지도 위, 심플리는 지금
Q. 지금 심플리는 어떤 단계에 있나요?
스타트업은 문제 검증에서 시작해야 하잖아요. 이제까지는 잠재 고객들이 ‘SaaS 관리, PC 자산 관리 힘들어요’라고 말하면 이게 정말 문제인가 Beta 서비스로 검증하고 있었어요. 지금은 피드백을 바탕으로 유료화 전환하면서, 경쟁사 대비 정말 심플리가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는 영역인가 검증하는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제품으로는 phase 1이라고 할 수 있어요. 자산 관리 대장, 결제 내역 등 기존에 엑셀로 관리하던 자산을 모두 심플리로 이전시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Q. 목표한 바를 이루기 위해서는 우선순위 선정이 정말 중요할 것 같아요.
맞아요. phase 1-2-3까지 팀원들과 함께 대전제를 잡아두었지만 리소스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이 필연적입니다. 저희도 심플리의 killer feature를 무엇으로 정의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았어요. 그리고 늘 그 답은 고객의 반복적인 VoC에 있었습니다. 고객의 목소리에서 출발해, 모두가 함께 오래도록 논의하고 싱크를 맞춰요. 왜 만들어야 하고 어떤 수준으로 만들어야 고객의 문제를 해결했다고 할 수 있는지 논의하죠. 상위 기획에서 우리 모두 공통된 인식을 가져야 하기 때문에 여기에 시간을 많이 투자해요.
Q. 우선순위 선정 과정 중에 팀원과 충돌하는 상황도 많을 것 같은데요?
엄청 많죠.🤣 하지만 결정적인 의사결정은 결국 고객들이 원하는가, 필요로 하는가? 고민하고 판단해요. 예를 들어서 말씀드리자면, 내부에서 SaaS 기능 고도화로 논의가 오갔던 시기가 있었어요. SaaS 관리에는 정확도, 편의성, 알림 등 연관된 기능이 많이 필요하거든요. 하지만 고객들이 IT 기기 관리에 대해 반복적으로 요청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IT 기기 관리 기능을 곧바로 업데이트했어요.
Q. 남은 2024년 동안 이루고 싶은 목표를 공유해 주세요.
숫자보다는 기능에 집중하고 있는데요. 엑셀 데이터를 확실히 이전할 수 있는 서비스로 만드는 것이 내부 목표입니다. 엑셀은 이미 많은 기업에서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죠. 심플리는 그보다 1% 더 좋은 기능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4. 심플리의 나침반은 언제나 고객에게
Q. 대표의 입장에서 지금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가요?
우리 팀이 열심히 만드는 이 제품이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제품이어야 한다는 게 고민이에요. 정말 심플리로 고객의 문제를 풀 수 있는가? 문제를 해결했을 때 고객이 충분한 효용을 느낄 수 있는가? 등등. 매일 생각이 아주 많습니다. ㅎㅎ
Q. 마케팅으로 회사 인지도를 늘리는 것보다 제품에 집착하시는 것 같아요.
지금 정체된 시장에서 살아남은 기업들은 좋은 제품, 좋은 서비스를 가진 팀들이라고 생각합니다. B2B 시장은 고객에게 도달할 수 있는 기회가 매우 귀해요. 한 번 한 번의 고객 경험이 너무나 중요해서 그 경험을 그르칠 수 없어요. 지금도 저는 고객을 만날 때 제품으로 보여줄 수 있는 내용을 가지고 만나려고 합니다.
그리고 마케팅은 고객이 승인할 때 시작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고객이 돈을 낼 때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마케팅을 할 수 있는 시그널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저희가 그 검증을 시작하는 단계고요.
Q. 이 마음을 담아 만든 심플리에서 고객이 가장 만족하는 WOW point가 궁금해요!
한 번의 연동으로 SaaS 현황, 결제 내역을 파악할 때 굉장히 놀라세요. 몰랐던 내역이 많이 보이거든요. 이전에는 휴먼 소스를 들여서 오류를 찾아야 했는데, 심플리에서는 최초 1회 연동만으로 확인이 가능하니까요. 또 팀원 개개인에게 할당된 IT 기기(유형) + SaaS(무형)를 한눈에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는 데서 크게 만족하십니다. 그때 찐한 보람을 느끼죠.
Q. 기업 자산 관리 담당자들의 공통된 고민을 보면 ‘여태까지 관리해왔던 시스템이 엉망인 것에 죄책감을 느낀다’며 솔루션 도입을 주저하시더라고요. 이럴 때는 어떻게 설득하세요?
솔직함으로 설득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그 두려움이 더 커지기 전, 지금이 기회라고요. 기간이 길어질수록 부채가 쌓이는 것은 사실이니까요. 그리고 오랜 레거시는 경영지원이나 총무의 잘못이 아닙니다. 혼자서 관리하는 것은 말이 안돼요. 저는 소프트웨어가 나쁜 것이지 담당자의 잘못이 아니라고 분명히 말씀 드립니다. 지금이라도 관리를 해야 이런 불상사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고요. 담당자 한 사람이 책임지지 않아도 되도록 체계적인 관리를 돕는 것이 저희 심플리의 역할입니다.
Q. 지금 이 인터뷰를 보고 있을 심플리 잠재 고객분들께 한 마디 전해주세요.
심플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저희는 Sherpas 팀입니다. 셀파스는 네팔의 등반 가이드 셰르파를 떠올리며 붙인 이름이에요. 기업의 본질적인 문제를 같이 고민하고, 같이 해결하고자 하는 저희의 진심을 담았습니다.
사람이 늘어나면 HR의 중앙관리가 필요하죠. IT 자산 관리도 똑같아요. 심플리가 인력을 대신하는 자산 관리의 표준 서비스가 되겠습니다. 여러분은 기업 성장에만 집중하세요! 🙂